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시대와 고통, 그리고 사랑을 고스란히 담은 제주 여성 애순의 인생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말로 다하지 못한 감정을 시로 남깁니다.
그 시들은 때론 한숨처럼, 때론 미소처럼 우리 마음에 번져옵니다.
오늘은 그 깊은 울림을 전한 애순의 시 10편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1. 엄마의 부엌
잃어버린 엄마를 향한 그리움과 혼자 남은 소녀의 불안이 가득한 장면.
애순이 처음 시를 쓰게 되는 순간입니다.
“엄마의 부엌
연탄불 위
조용히 끓는 국물처럼엄마의 숨결이
방 안 가득 피어납니다나는 밥을 지을 줄 몰라서
그저 눈물만 짓습니다”
2. 숨비소리
해녀가 되어 처음 바다와 마주하는 순간, 그녀는 바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숨비소리
내 숨이
바다 아래 묻히고허공으로 뿜어 올린
그 소리내 안에 남은 것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3. 나의 섬
제주를 떠나려는 이들, 그리고 남아 지키는 애순의 다짐이 담긴 시.
“나의 섬
이 섬은
누구의 것도 아니오돌담 위 핀 꽃
바당에 젖은 발자국그 모든 것이
나의 기억, 나의 섬”
4. 검은치마
첫사랑을 떠나보낸 날, 그녀는 검은 치마를 입고 이별의 무게를 적어내립니다.
“검은치마
치마 끝에 묻은 흙처럼
마음이 무겁소그대는 가고
나는 남았소바람이 불 때마다
나는 그대를 걷습니다”
5. 제주바당
나이 든 그녀가 다시 찾은 바다. 그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장면입니다.
“제주바당
큰 파도도
작은 파도도결국은 해안에 닿습니다
그대도 나도
부서지며 나아갑니다”
6. 오름 위에서
오름에 올라 마을을 바라보는 애순의 눈에는 인생의 조용한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오름 위에서
높은 곳에 오르니마음이 작아졌습니다
작아서
더 많이 보였습니다”
7. 감귤꽃
고단한 하루 끝, 감귤꽃 아래에서 소소한 위안을 찾는 애순의 일상.
“감귤꽃
작고 하얗게 피어나서바람에 웃습니다
나는 그 웃음을
저녁 반찬 삼아하루를 넘깁니다”
8. 너를 기다리는 비
떠난 이를 기다리며, 비가 오는 날마다 그리움이 짙어집니다.
“너를 기다리는 비
장마가 아니어도나는 자주 젖습니다
그대 이름을 부르면
하늘이 먼저 울어버립니다”
9. 수국 아래
인생의 마지막에 이른 애순. 피고 지는 꽃처럼, 자신의 시간도 아름다웠다고 말합니다.
“수국 아래
사람도 꽃처럼 피고때가 되면 져야지요
그래도 이 향은
남아있을까요?그대가 한번쯤
생각해준다면”
10. 고맙수다
모든 시간이 ‘삶’이었음을, 함께한 모든 순간에 대한 애순의 마지막 인사입니다.
그 모든 순간이 ‘삶’이었음을 인정하며,
함께한 사람들에게 건네는 제주의 인사 한마디.
“고맙수다.”
“고맙수다
욕도 했고
사랑도 했고미워도 하고
안고도 살았수다그 모든 순간에
당신이 있었수다고맙수다”
애순의 시가 남긴 것
애순의 시는 제주의 바람처럼 부드럽고, 바당처럼 깊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시로 써 내려갔지만, 우리 모두의 인생 또한 그런 시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곁에서 살아가는 당신에게, 애순의 말처럼 전해봅니다.
“고맙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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