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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5000원 뚝배기, 진짜 괜찮을까? 보령 머드 장인이 만드는 다이소 뚝배기의 뒷이야기

by 테크냥이 2025. 4. 3.

요즘 다이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주방 아이템 하나, 바로 5000원짜리 뚝배기입니다. 언뜻 보면 중국산처럼 보이지만, 이 뚝배기는 충남 보령에서 진짜 장인의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지는 국산 제품이에요. 오늘은 보령 머드를 사용해 정성껏 제작된 이 뚝배기와 그 속에 담긴 제작자들의 현실을 들여다보려고 해요.

5000원 뚝배기, 진짜 괜찮을까? 보령 머드 장인이 만드는 다이소 뚝배기의 뒷이야기

기계가 아닌, ‘사람 손’으로 빚는 뚝배기

다이소에 납품되는 뚝배기를 만드는 곳은 충남 보령에 위치한 보령세라믹이라는 중소 제조업체입니다. 이곳을 이끄는 강석칠 대표는 72세. 5명의 직원들과 함께 하루에 약 1000개의 뚝배기를 손으로 빚고 있어요.

 

다이소 뚝배기 제조 공정 이미지
다이소 뚝배기 만드는 과정, 출처: 유튜브 영상 캡쳐

 

뚝배기 하나가 완성되기까지는 약 4~5일이 소요됩니다. 점토를 반죽하고, 공기를 빼고, 모양을 잡고, 건조하고, 유약을 입히고, 1250도 가마에서 구운 다음, 불량 여부를 일일이 검수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쯤 되면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공예품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왜 보령 머드일까?

보령세라믹의 뚝배기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보령산 머드를 사용한 내열토입니다. 이 흙은 고온에서도 잘 깨지지 않고 전자레인지에도 사용이 가능한 진짜 내열토예요. 강 대표는 “중국산과는 다르다”고 강조하며, “조금만 열을 가해도 금이 가는 수입산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어요.

 

실제로 보령 머드를 이용한 제품은 강한 열에도 잘 깨지지 않아 일상 속에서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답니다.

 

다이소 뚝배기 만드는 과정 영상

 

5000원 뚝배기의 불편한 진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소비자에게 5000원에 판매되는 이 뚝배기, 제조업체에 남는 이익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 다이소에 납품하는 가격은 판매가의 절반 수준
  • 인건비, 원자재비, 고정비 등을 제하고 나면 순이익은 거의 제로
  • 원가가 올라도 다이소 판매가는 고정, 제조업체만 압박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소에 납품을 중단할 수 없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국내 유통 시장에서 대량 납품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유통 채널이기 때문이에요. 경기 침체와 음식점 폐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다이소 납품은 ‘공장 유지 비용을 간신히 건질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다이소 5000원 뚝배기 자세히 보기

 

계속되는 가격 압박, 그리고 납품업체들의 현실

다이소는 제품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다른 납품업체를 찾아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요. 샘플을 만드는 비용부터, 납품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 처리, 물류비용 등은 모두 제조업체의 몫이에요. 납품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적자를 보면서도 거래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상생이 필요한 유통 구조

지금 다이소는 전국 곳곳에 매장을 늘리며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공룡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하지만 이 성장이 중소 제조업체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면, 더 이상 ‘착한 소비’라고만 볼 수는 없겠죠?

 

제조업체 대표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익을 보려고 납품하는 게 아니에요. 공장을 계속 돌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다이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 공정한 납품 단가 설정
  • 원자재 인상에 대한 반영
  • 소통을 통한 협력 구조 구축

진정한 상생이란, 누군가의 손해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거래 구조를 만드는 것 아닐까요?

마무리

5000원짜리 뚝배기 하나를 보며 우리는 그 속에 담긴 시간, 노동, 기술,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제조업체의 현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만 소비하지 말고, 그 이면의 이야기도 함께 바라보는 소비자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국산 제품을 응원하고 싶다면, 이 뚝배기 하나로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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